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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를 마주하는 김포 덕포진 본문
강화도를 마주하는 김포 덕포진
김포 산책 가볼만한 곳
요즘 주말에만 잠깐 산책하러 나가는 것이 소소한 외출의 전부이다. 드라이브도 즐거운 따뜻한 봄날이다.
사람이 많지 않은 곳, 한적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을 찾아 간 곳은 강화도를 가기 바로 전 김포 덕포진이다.
김포 덕포진은 동네 뒷산 산책길 같은 곳이다. 누구나 갈 수 있고 정해진 것도 없으니 말이다. 입장료도 무료, 주차요금도 무료이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더 좋다.
김포 덕포진, 덕포진 주차장을 네비에 찍고 도착하면 바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입구부터 급경사가 보이지만 그곳만 지나면 걷기 편한 길이다. 입구쪽에서 올라가고 5분 정도까지 길옆으로 넉넉한 공간에 테이블도 여럿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김포 덕포진으로 가는 길, 입구에서 3분도 안되어 멋진 등나무가 있는 의자도 있고 강화도를 마주하는 바닷물길이 보인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걸었어도 5분도 안되어 김포 덕포진 포대 푯말이 나온다. 앞으로 매끈하게 보이는 잔디가 포대다. 겨울에 덕포진에 오면 나뭇잎이 없는 나무들 사이로 바닷물을 사이에 둔 강화도가 마주 인다.
7개의 포대로 이루어진 덕포진 '가'포대 중 하나이다.
덕포진에서 멀리 강화도로 가는 초지대교가 보인다.
길게 쭉 뻗은 길은 철조망과 같이 나란히 이어지는데 평화누리길의 일부다. 누리길을 걷는다면 자연스레 덕포진을 지나며 볼 수 있다. 평화누리길 1코스는 강화도로 이어지는 초지대교 대명항에서 시작해 김포 문수산성 남문까지 이어지는 16.6Km 구간이다. 강화도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강화해협을 따라 걸을 수 있다. 강화도로 갈 수 있는 두 개의 다리, 초지대교에서 시작해 강화대교까지 해안길로 된 평화누리길 1코스다.
수평선으로 지는 해넘이는 아니지만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는 편안한 곳 덕포진이다. 멀리 강화도가 보이고 구름이 있는 맑은 날에는 예쁜 색 노을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망원경도 있어서 무료로 볼 수 있고 곳곳에 쉴 만한 곳이 있다.
길을 따라 이번에는 김포 덕포진 '나'포대를 지나간다. 5개의 포대가 있고 건너편 강화 초지진과 덕진진 쪽을 마주보고 있다. 덕포진 '가'포대와 다르게 포대 지붕에 짚이 지난 가을에 새로 한 듯 깨끗하다.
덕포진 길을 따라 3분도 채 안되어 나타난 '다'포대다. 3개의 포대로 되어 있고 작은 기와지붕 3개가 보인다. 덕포진 다른 포대와 다르게 기와로 지붕이 되어 있다. 발굴 당시 발견된 기와를 근거로 복원했다고 한다. 덕포진 포대에서는 발굴당시 고종 때 만들어진 포가 여럿 발견되기도 했단다.
공기는 맑았고 하늘에 구름이 많아 햇빛은 비추다 안비추다를 반복했지만 최소한의 외출이라 기분은 좋았다. 나뭇잎이 없는 산책길은 멀리 바라보고 넓게 볼 수 있어서 좋다.
짚으로 되어 있는 포대 지붕을 보다가 기와로 된 작은 지붕이 어색하다. 포대가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덕포진에는 손돌묘가 있다. 강화도와 김포 사이 강화해협은 염하라고도 부른다. 해수면 높이차가 커서 물살이 빠른 곳인데 이곳에 얽힌 손돌이라는 뱃사공의 이야기가 있다.
손돌은 몽골의 침입으로 고려 고종이 강화도로 피난할 때의 뱃사공이다. 험한 물길에 불안한 왕이 그를 의심하고 목을 베는데 손돌은 죽음이 앞에 있는 상황에서도 강화도로 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죽는다. 물 위에 작은 바가지를 띄우고 그것을 따라가면 물살을 빠져나가 강화도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돌의 말 대로 강화도에 무사히 도착한 왕은 자신의 경솔함을 깨닫고 후에 억울한 손돌을 위로하고 장사를 치른 뒤 사당을 세웠다고 한다.
이곳은 덕포진의 끝 돈대터이다. 물길 건너 강화도가 더 가까이 보이는 돌출된 지형이다. 일몰을 보고 싶은 곳이다. 찬바람이 불어 보지 못하고 돌아갔다.
덕포진 돈대터에서 바라보는 모습을 파노라마로 담는다. 더 예쁘게 담지 못해 아쉽다. 찬바람이 불었지만 넓게 트인 시야에 한참을 바라보았다.
덕포진 돈대터를 보고 다시 입구로 돌아가는 길이다. 이야기하며 천천히 걷는 50분 남짓한 산책길이 좋은 3월의 어느 날이었다.
이전에는 가끔 한적한 길을 걸었다면 지금은 그런 길만 찾아 가고 있다. 시시해하던 아이들마저 드라이브하고 산책하듯 나서는 길이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는 요즘이다.